사슴 5
서울숲을 걸었다. 너는 서울숲이 숲이 아니라고 했다.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게 있다고… 네 말이 옳다고 했다.
서울숲엔 사람이 많았다. 서울숲엔 사슴이 많았다. 너는 저 사슴이 사슴이 아니라고 했다. 주는 걸 받아먹으니까… 사슴 다섯 마리가 철창 앞에 모여 있었다. 네 말이 옳다고 했다.
매점과 야외무대를 지나 선착장으로 갔다. 유람을 마친 사람들의 얼굴에 의욕이 가득했다. 우리가 될까. 우리가 저렇게 될까. 너는 저것이 얼굴이 아니라고 했다. 정말로 그 많던 얼굴이 하나씩, 하나씩 허물어지고 있었다. 네가 하는 모든 말이 옳고 너는 한 번도 틀리지 않았구나
허물어지던 얼굴이 이제는 강으로 굴러갔다. 나도 노력하고 싶어. 그건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건데. 너를 뒤따르며 조용히 말했다. 숲은 숲이라고. 금방 어두워진다고. 날이 저물고 있었다. 서울숲을 걸었다. 사람과 사슴이 사는
저 아파트 높다
너는 꼭대기 층을 무심히 올려다보았다.
잘 썼다 굳이 누군가의 시를 따라하려하지 말고 지금처럼 계속 쓰면 좋을 것 같다
감사해
감수성이 만랩니다
만랩이다
시를 감성으로 써도 되나. 감각으로 쓰는 편이 낫지 않나.
나도 그런 고민 하지만 일단 감수성이 없는 사람보다는 낫다 감각은 기르면 되니까 순간 확 뚫릴 거다
너만의 감수성이 울리는 지점이 있어 네 장점이라고 본다 자신감을 갖고 써라
자신감이 없고 많이 지쳤어
이 시대가 감각적인 것만 쫓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네 시가 참 좋다 시를 쓰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 살면서 시를 벗어난다한들 더 즐거운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진짜 응원한다 오래 버텨라
나는 시를 쓰는 일이 사랑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을 할 때 감각적인 것은 아주 중요하지 하지만 영혼이 없는 몸만의 언어로 사랑을 한다는 건 잠시 매력적일 수는 있지만 나는 그런 시는 내 취향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한 달 내내 그러고 살 수 없잖냐 나 뻘글 쓰나? ㅎㅎ
이해했고, 용기를 얻는다.
아 좋네 근데 어디서 본 것 같다 아닌가?
뭐 예전에도 올린 적 있니? 내가 여기 들여다 본 지가 얼마 안 돼서 그런 것 같진 않은데. 시는 상당히 굳쟙이야
예전에 올린 적 있었나. 나도 기억이...
아 아무래도 낯이 익어서 찾아 보니까 작가들 웹진에 올라와서 읽었던 시네. 본인이 박시현 씨인가요?
맞아요. 비교적 최근에 발표한 시라, 그냥 여기 있는 고수들의 시선이 어떨지 궁금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ㅎㅎ 그랬군요. 처음 웹진에서 읽었을 때도 좋은 시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물론 전 고수도 뭐도 아니지만 고수라고 띄워주신 것과 상관없이 느낀 대로 좋은 시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ㅋㅋ
고수는 고수임을 드러내지 않는 법. 그러나 드러나게 되는 법.
ㄷㄷ 시인도 옴? ㄷㄷㄷ
함부로 평가해서 죄송합니다 ㅋㅋ 아까 시도 21년 발표작이었네.....
아니..당선작이네, 게다가 읽었었던 시인데....어후ㅋㅋㅋ
솔직한 평가 진심으로 감사... 근데 따지고보면 틀린 말도 아녀서...
근데 한참 시집도 내고 그러다가 등단한 거에요?
시집 냈을 땐 그냥 정말 아무것도, 시라는 게 뭔지도 모를 때 그냥 함부로 낸 거고, 이제 새롭게 준비하는 과정이에요.
시 읽는 거 좋아하죠? 좋은 시 읽으면 감동도 많이 받고
시 읽는 건 당연히 좋아하는데, 저는 감동을 받기보다는 열받을 때가 더 많고... 옹졸해서 그래요...
제가 하는 말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요. 남의 놀랍고 아름다운 시보다 본인의 언어를 더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때로는 별거 아닌 걸로 치부할 줄도 알고 님의 피부나 몸, 특질 , 대체될 수 없는 그런 것의 특별한 감각, 분위기가 사랑받으면서 표현됐으면 좋겠어요
열받을 때가 더 많구나ㅋ
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생각이지만 시마다 스타일이 좀 왔다갔다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여기 별 기대 안 했는데, 이런 다채로운 조언이 오고갈 줄이야... 고맙다요...
스타일이 왔다갔다하는 고민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다양한 목소릴 내되 나의 세계만은 간직하자, 뭐 이런 마음입니다.
그렇군요. 꼭 지켜내면서, 이제 정식으로 등단도 하셨으니 시집으로 그 세계를 만나보고 싶군요.
요즘 압박이 심한가요 ㅋㅋ
이번에 김수영 도전해 보고, 안 되면 단행본 투고 시작할 요량입니다.
숲은 숲이라고 지우고 서울숲이 숲이 아니라는 모티프가 한 번 더 나와야 댐 연 건 닫아야져 숲은 숲이라고 라고 하면 화자가 완벽한 너한테 흥미 있는 태도가 못 됨 마지막은 그대로 놔두시고(좋음)
고수는 고수네. 사실 나도 조금은 불친절하고 싶었지만 괜한 노파심 때문에...
그리고 아까 올라왔던 지우신 것 같은 시도 봣는데 열심히 쓰면 금방 느실 것 같앗음 아니면 붙잡고 잇기만 한다면 꾸준히 늘을 스타일 딴청부리는 걸 잘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시답기도 하고 근데 시소 뭐 전달해야 되는지 고민해 보세여 그리고 시를 만들 때 너무 언어에 기대면 안 됨 관계성이나 클리셰적 이미지가 있는 것도 좋음 글고 일부러 신파도 해보셈 자신 있
아까 올린 시는 옛날 시라 지금의 시적 스탠스와 많이 다른 듯해서 지웠어요. 그러면 제대로된 평을 얻을 수 없으니... 사실 집중력이 없는 편은 아닌데 워낙 비약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제 그 비약도 힘이 많이 빠지네요.
게
아 근데 느낌만 봐달라고 하셨구나 느낌 좋으심 되게 건조하거나 하드보일드, 세련 이런 것보다 차분함인 것 같음 되게 독특하고 좋음
약점을 잘 캐치하는 듯해서 무한 신뢰.... 고맙다요.
노란색 녹색 수채물감 빗질하듯 그려진 느낌 님같은 시가 시집으로 묶일 때 더 강점을 가질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보세요 ㅎㅎ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제는 이름값을 일단 올려야 하니까 너무 청탁 기대하지 말고 승부 보고 싶으면 과감히 거절도 해서 좋은 시 문예지 잘 골라서 투고하고 재등단도 고려해 보세요
이런 톤으로 시 다섯 편만 잘 묶이고 그중 한두 편맨 좀 쎄도 인정받기 좋을 거 같음. 인정받을 수 있는 톤을 그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거 같음 좀 비뚤어져도 보여주고 싶은 세계도 보고 싶네요.
큰 욕심은 없고, 사실 재등단도 무의미하고, 그저 단행본 예쁘게 잘 엮어 내자는 마음뿐이에요. 제도에 기대고 싶지 않고(원래는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었음) 차분히, 그리고 꾸준히 좋은 시를 많이 쓰면 그게 진짜 좋은 시인이다! 라는 생각...
되려/ 아니에요 야심가들이 판떼기 주도해서 그렇지.. 저도 뭐 평가할 위치는 아니지만 제 느낌엔 톤 맞으면 빛 볼 수 있는 작품들로 보여요. 이 시는 베개에서 아침달 느낌인데 다만 올해 내년에 신인으로 나오기에는 좀 한방이 부족한 거 같아요. 이 시 하나만으로 보다, 이런 무게감을 유지하면서 표정이 좀 더 여러 개인 다른 시들과 묶이거나,
아니면 반대로 이 감정 태도가 유지되면서 그 진폭과 강도가 다른 여러 시들과 같이 묶일 수 있다면 확 눈에 띨 거 같고, 그렇지 않다면 그 면을 고려해 보는 것도.. 시 하나만 보고 든 생각입니다. 특정 방향의 평가 원하시면 추가 댓글 주셔도 돼요 - 125.128
참 그리고 마지막 두 줄을 더 좋게 바꿀 수 있을 거 같음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좀 더 긴장도 높고 정물적인 분위기로.
제가 시를 쓸 때 체계적으로 구상하거나 계산적으로 쓰질 못해서, 그냥 사유의 힘이 허락하는 대로... 아니 솔직히 그냥 마음가는 대로 써요. 치밀하지 못한 게 단점일 수 있는데 그건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비유 좋네요. 발표하지만 않았으면 다시 고쳐 보고도 싶은데... 퇴고가 능사는 아니고... 단행본 엮을 때 고민해 볼게요. 진짜진짜 감사.
그나저나 님의 용기에 양따봉 드립니다 진심으로 존경해요!! 같이 쓰는 분 시 자주 보여주는 분 있어요? 있으면 좋을텐데
있었고, 많았고, 그런 행위들도 이제 너무 지겹고 피곤해서... 그냥 혼자 읽고 씁니다.
작품을 직접 보여주진 않더라도 작품 얘기 나눌 최소한의 판 내/주변 동료들은 중요한 거 같아요. sns 질 하라는 게 아니라 (그것도 비위가 인싸여야 ㅋ) 다시 만들어 보셨으면..
그걸 이제 못 하겠다는 겁니다. 넌더리가 나요. 그래서 여기다 올렸습니다. 이런저런 솔직한 얘기 듣고 싶어서...
ㅇㅋㅇㅋ
비약도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님 경우는 언어로 불확실하고 불명료한 정황, 근데 언어적으로 아다리가 잘 맞기에 상황들에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놓는 식인 것 같은데 이때 비약을 너무 무논리로 하면 상상을 상상으로 치환하게 되는 것일 수 있음 님은 언어로
이런 느낌을 방지하는 걸 잘하시는 것 같은데 그거만 계속하면 매너리즘 올 수 있어보여요 실수나 안 좋은 걸 막지 마시고 그냥 과감하게 질러보셈 비약 저도 좋아하는데 비약 잘하려면 많이 제멋대로 해보는 게 좋은 듯
제멋대로 하다 보니 고피 풀린 망아지처럼 이도저도 아닌 시가 되어 버려서... 물론 그걸 컨트롤하는 게 실력이겠지만 그런 면에서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스스로도 그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시로 장난 못 치겠어요. 연구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거기에 갖다댈 수도 없고...
님 딱봐도 문창고수 재질인데 리플 많이 남겨주세요 ㅋ
비약을 제멋대로 해보라니, 어이가 없다. 설득력 있는 비약을 해야지, 상상에서 상상으로 가는 개울을 건널 돌 몇 개 놔주면 될 일이다
이 시에 대해서 감히 말하자면, 조금 임승유 시가 생각이 났거든요. 제가 몰라서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고. 시 형식상 1연이 기에서 2연이 승으로 넘어간다고 보는게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1연으로부터 2연이 기본적으로 1연의 형식을 바탕으로 어떤 미묘한 변주를 하냐는 것과 승으로서의 진행감과 점층의 상황이 좀 아쉬운 감이
나도 임승유+ 임유영 생각남 ㅎㅎ
결국 연과 연의 연결고리의 디테일인데, 그 경지까지는 무리네요.
임승유보단 임유영을 더 좋아하고, 그렇다고 그들의 좇거나 흉내 내지는 않아요. 의식적으로 더 그럴려고 하고...
막줄 두 줄 없었으면… 거슬려요
기분 나빠하지 마셔요 전 시린이거든요 이 갤에서
참고할게요...!
숲과 아파트의 이질감으로 환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된 모양이에요
마지막 두 줄 좋다 끝에서 세 번째 끝에서 이어지는 시선의 전환이 좋아서 변주의 느낌이 난다
끝에서 세 번째 연의 끝에서 그 다음 연으로 이어지는 부분 말이다
자꾸 보다보니까 "저 아파트 높다" 가 좋다. 그게 님 오리지널리티인듯
고심 끝에 쓴 문장인데 문장 자체가 유약해서 조금 염려되기도 했어요. 감사함!
일부러 나쁘게 말하자면
책으로 접했다면 저는 시를 읽고 공책에 빈약한 글은 쓰지 말자고 적었을 겁니다.
소품시 같아요
난 소설쪽이라 잘 모르지만 마지막 줄이 아주 좋고 시원해 아파트라고 했지만, 하늘이 떠올라서 나무숲이 숨을 잘 쉴 수 있는 야외를 실감나게 해 사람도 숨이 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