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게 2014년 세월호로 시작해서(세월호 이후 '윤리'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기 때문)
2015년 표절논란, 2016년 문단내성폭력, 2020~2021년 오토픽션사건 삼연타의 결과라 생각함.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위 세 사건을 좀더 설명하자면,
2015년 이응준이 신경숙이 미시마 유키오 표절했다고 증거 수십개 들고 나왔고,
그전에도 신경숙 표절 얘기는 (가령 2000년대 초반) 있었지만 걍 씹고 넘어갔는데
'윤리'가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이 표절 건은 창비&신경숙이 얼버무리는 걸로 무마되지 않았음.
실제로 신경숙은 2015년 이후 작가 활동은 거의 힘들어진 상태고, (책은 나오긴 했지만 거의 병먹금 신세)
박민규도 비슷한 타격을 받음. 당대의 작가 두 명이 얽힌 셈.
그리고 2016년에는 트위터 상에서 배용제 시인 고발하는 걸로 시작해서 많은 시인들이 도마 위에 오름.
감옥 간 시인은 배용제 뿐이지만, 미래파의 기수이자 가장 추앙받던 40대 남성 시인들이 모두 얽히면서
미래파도 저물고 대신 페미니즘이 대두되기 시작함. 이후에는 퀴어페미니즘 / 에코페미니즘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때 구설수에 오른 시인들은 김경주, 황병승, 이준규 등의 40대 거인들 뿐 아니라
이이체, 박성준 등 미래파 후계자로 여겨졌던 2~30대 스타 시인들도 포함되었음.
위에 언급한 시인들 뿐 아니라 덜 유명했던 시인/소설가까지 포함하면 수가 상당하고,
법정 판결과 무관하게 이들은 전부 활동이 어렵게 됐음.
마지막으로 2020년과 2021년에 퀴어-오토픽션으로 각광받던 김봉곤과 김세희가 각각
주변 사람들 얘기를 그대로 소설로 썼다는 비판을 받으며 작가로의 윤리가 더 첨예하게 문제시되었음.
이 둘 역시 이후 활동이 쉽지 않아진 상태고...
아무튼 위 사건들을 겪으면서 작가/작품의 윤리가 모두 중요해진 한편,
작가 개인을 스타로 만들곤 하던 평단에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음. 시인론/작가론도 품이 매우 축소되었고.
더는 스타 만들기에 (적어도 비평적으로는) 일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평단 전체에 심어져 있음.
이후 스타라고 한다면 전적으로 대중 호응 받은 작가들 뿐임.
소설로는 김초엽, 천선란, 이슬아(소설이라기엔 애매하지만) 등이 있고 시인으로는 이소호, 문보영, 강혜빈 등
이들은 딱히 평단에서 밀어주지 않았고 (평단과 협조하던) 출판사에서 밀어준 것도 아님.
자기 혼자 PR을 잘하든 매스컴을 잘 타든 해서 인지도를 얻었달까.
2010년대 비평에서 '비판'이 사라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2020년대 비평에서는 '상찬'도 사라지고 있음.
그럼 비평의 기능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서 오늘날 비평가들이 많이 고민하는 것 같고...
현재로썬 큐레이터로 전락했다는 인상마저 줌.
이에 대한 아직 명확한 해답은 안 나온 것 같음. 애초에 문예지가 공론장 역할을 하기도 힘들고 (너무 미약하고 즉각적이지 않은 플랫폼이다 보니)
비평-공론장이 생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려나... 싶다.
나도 곤조 있는 평론가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글 쓰면 바로 컷 당하지 않을까 싶음. 비단 평론가 뿐 아니라 출판사/편집자들도 비슷한 입장이라서.
뜨려면 자기 PR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작가들이 요즘 인스타 하는 이유가 있음
pr로 대중 호응 얻으면 이제는 역으로 문예지/출판사에서 수입해 와서... 돈으로 치면 네 말대로 몇 푼 안되지만 명예자본 획득에는 pr만한 게 없게 됐지. 청탁, 계약, 문학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