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시승(白話詩僧)... 왕범지(王梵志) 590?~660?

당(唐)나라 때 시승(詩僧)으로 원래 이름은 범천(梵天)이고, 하남성(河南省) 파주(巴州) 집양(集陽) 사람이라고도 하고, 위주(衛州) 여양(黎陽) 사람이라고도 하나 이마져도 정확하진 않다.

당시선(唐詩選)에도 그의 시(詩)가 빠져 있는지라

그의 생애는 자세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일부 전하는 서적에 따르면
어린 시절 집이 상당한 부자여서
책을 많이 읽었고 결혼하여 처자까지 있었으나
중년 이후 가업(家業)이 기울자

불교(佛敎)에 귀의하여 승려(僧侶)가 되었다 라고 쓰여 있다.

나이는 일흔을 넘겼을 정도로 당시로서는 장수(長壽)했다고 한다.

왕범지(王梵志)는 통속적인 생활의 진솔한 모습을 온전히 "백화시체(白話詩體)"로 형상화하고 있어,

인간적(人間的) 삶의 숨결을 짙게 느낄 수 있는 시(詩)들을 지었다. 주로 불교(佛敎)의 내용을 시(詩)의 소재로 삼고 있음에도

설교적(說敎的)인 데가 없는 것이 왕범지(王梵志) 시(詩)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백화시(白話詩)라 함은...
한문(漢文)으로 지어진 시(詩) 중에서

오늘날의 시(詩)들처럼 자유롭게 쓴 구어체시(口語體詩)를 백화시(白話詩)라 하여

전통적(傳統的) 한시(漢詩)와 구별짓기도 한다.
"구어체(口語體)"는 글을 쓸 때 실제 말하듯이 적는 것을 가리킨다.

즉 일상생활에서 입으로 발화되는 말을 문장으로 나타낸 것이 구어체(口語體)이며,
이와는 반대 개념의 "문어체(文語體)"는...

일상 대화에서는 쓰질 않고 글로서만 쓰는 문체(文體)를 이르는 말이다.

왕범지(王梵志)를 일러 "백화시승(白話詩僧)"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가 백화시(白話詩)를 잘 짓는 승려시인(僧侶詩人)이었기에 그리 불리웠다.

무제(無題): 제목 없음
梵志飜着襪: 내가 버선을 뒤집어 신으니
人皆道足錯: 뭇사람들은 잘못 신었다 하네
乍可刺你眼: 얼핏보아 그대의 눈에 거슬린다 하여도
不可隱我脚: 내 발이 편한 것을... 

살다보면 본인의 편안함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겉치레에 신경을 쓰고 사는 부분이 많다.

윗 시(詩)는 인간사(人間事) 겉치레를 꼬집은 수작(秀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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