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신작로 - 하기와라 사쿠타로우 萩原朔太郎
여기에 길이 새로 개통되나니
곧추 시가로 통하는 것이라
나는 이 신작로 교차점에 서 있으나
쓸쓸하여 사방의 지평선도 분별할 수 없나니
음침스러운 날이라
해도 집들의 처마도 낮기만 하고
숲속의 잡목들은 마구 잘렸어라
어이하리 어이하리 내 생각을 돌이킬 수 없나니
내가 등을 돌려 가지 않는 길에
새로운 나무들은 모두 잘렸어라
개구리의 죽음 - 하기와라 사쿠타로우 萩原朔太郎
개구리가 살해되었다.
어린이들은 원을 이루고 손을 들었다.
모두들 함께,
귀여운,
피투성이 손을 들었다.
달이 떠올랐다.
언덕 위에 사람이 서 있다.
모자 아래 얼굴이 있다.
짖는 개 - 하기와라 사쿠타로우 萩原朔太郎
달밤에 개가 묘지에서 서성이고 있다.
멀리 지구의 중심을 향해 짖고 있는 개다.
개는 투시할 수 없는 지하에 감춰진 금고를 감지하는 것에 의해.
금고에는 비취나 야광석이 가득하다는 것을 감응하는 것에 의해.
짖는 개는 그 심령에서 확실히 흰 열이 나고 그 심장에서는
형광선의 방사처럼 사물이 투영된다.
이 창백한 개는 앞발로 딱딱한 땅을 파려고 고뇌한다.
멀고 먼 지하세계의 미동을 감지하는 것에 의해.
짖는 개는 애상(哀傷)하고, 포효하고, 그 명료함에 직시하는 것을
파내려고 슬픈 달빛의 묘지에서 고뇌한다.
짖는 개는 사람이다.
그대, 충실하고 민감한 그러나 지독히도 고독한 개여.
네가 짖는 것에 의해, 병을 가진 곁의 사람을 위해 총을 겨눠서
쏘기 전에.
짖는 개는 창백한 달빛 속의 사람이다.
봄밤 - 하기와라 사쿠타로우 萩原朔太郎
바지락 같은 것,
대합 같은 것,
물벼룩 같은 것,
그것들 생물의 신체는 모래에 묻혀,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비단실처럼 손이 무수하게 나서,
손의 가는 털이 파도 사이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엾은 이 생, 따뜻한 봄밤에,
살랑살랑 조수에 흘러,
생물들 위에 물결이 흘러,
조개의 혀가 반짝인다 해도 가련해지고,
멀리 물결이 밀려오는 물가 쪽을 건너다보면,
젖은 물이랑의 길목에는,
허리 아래가 없는 병자들이 줄지어 걷고 있다,
아아, 그것들 인간의 머리카락에도,
봄밤의 안개가 깊이 전면에 깔리고,
다가오는, 다가오는,
이 하얀 물가에 줄지은 잔물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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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취향이 낭만주의+상징주의 서정시인데 요즘 등단은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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