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어릴때 부터 들어온 말이 있었다.

'공부 잘 한다고 성공 하는거 아니다.'
'너의 재능을 펼쳐라.'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이것은 오로지 천재들을 위한 말이지 나 같은 범인에겐 아무 의미도 없다.

대부분의 인생과 청춘들은 그들을 빛내주는 명품 엑스트라, 이것이 내가 받아드린 현실이고 꿈의 끝이라 결론 지었다.


이렇게 말하지만 어릴적에 나도 저 달콤한 이상에 현혹되어 20년을 예술에 불 태웠다.

그러다가 내가 그린 수천점의 작품보다 결국 한 화가의 점 하나가 더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쯤에
난 그제서야 현실로 뛰어 들었다.
꿈을 뺏긴 공허함은 무거움 으로 채워졌고
작은 빛을 품던 눈동자는 한 없는 걱정으로 채워졌다.
살고,살고, 살다가 적당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내 나이 한 삼십 살 쯤 아들 하나를 낳았다.
내가 앞에서 씨부린 것과 달리 내 아들 만큼은 꿈을 지닌채 살기를 원해서 이름을 '소망'으로 지어났다.
하지만 참 안타깝게도 내 아들도 꿈을 지킬 재능을 지니지 못 했다.
그렇다고 나는 내 아들이 나 같은 흑백의 삶을 살게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시켰다.
잠을 덜 재우면서, 결과가 안 나오면 밥을 굶기면서, 야단을 치면서 내 아들을 바꿔 나갔다.
아들이 힘들어 하는것을 보는 것은 무척 괴로운 일이었어도, 그래도 내 아들이니 내가 해야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 아들의 과외를 맡아줄 사람을 찾던 중 한 전단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에게 재능을 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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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곳은 어디에요?"
불안한 놈으로 나를 처다보는 소망.
"그냥 따라와 이 녀석아."
코를 막으며 소망이는 말했다
"근데..근데 여기 이상해요 냄새도 이상하고.."
"냄새는 무슨. 주사 맞으러 가는거 아니니깐  긴장 좀 풀어라."
전단지를 보고 처음에는 그저 몹쓸 장난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전단지에 적혀있던 최중 교수 이 사람은

노벨상 후보에도 들어갈 만큼 대단한 사람 이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믿을만 하다.
똑똑.
"들어 오셔도 됩니다."
이 목소리. 뉴스에서 들었던 목소리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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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커피를 홀짝 거리며 말했다.
"네 전단지를 보고 찾아 오셨다고요?"
교수는 내 생각보다 피폐한 몰골 이었다.
"아빠 저 사람 무서워."
소망은 내 팔뚝을 잡았다.

미묘하게 소망이에 손이 떨리는게 느껴졌다.
"이 녀석!.. 하하 이거 죄송합니다."
그렇게 나는 소망이를 내보내고 교수와 단 둘이 대화를 나누었다.
"흠...그래서 어떤 재능을 원하시죠?"
처음부터 본론을 꺼내는군.
"아...뭐가 있나요?"
"뭐 다 있죠."
"그럼 공부에 관한 재능도...."
"물론 입니다. 뭐 비싸기야 하겠지만."
가격이 비쌀 것이란 것은 어느정도는 염두해 둔 일이다.

그래도 내 아이를 위해서 라면 억 정도야 빚을 내서라도 쓸 수 있다.
"그....가격이...어떻게.."
하지만 교수의 대답에선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30년."
"네?"
교수는 답답하다는 듯이 나를 응시하고는 한번더 말했다.
"30년이요."
"그...무슨."
"아니 그럼 재능을 뭐 돈 받고 팝니까?"
그럼 정말 수명을 받는다고?
"......."
"수명 정도는 내놔야 거래가 성립될거 아니오."
"그...진짜 수명으로 거래가 가능 합니까?"
"하하.  제가 노벨상 후보 까지만 가고 결국에 못 받은 이유를 아십니까?"
"아뇨?"
"세상에 나오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지.

빌어먹을 꼰대들."
"그래도.30년은 너무 큰거 아닐까요?"
"그 설명하기는 복잡한데 재능 이라는 것을 산 사람에게서 뽑아내는게 아니라 이미 뒤진 사람한테 뽑아 내야 해서 그과정에서 영 에너지가....아 귀찮아."
"......."
"뭐 그래도 효과는 보장하죠."
"그럼...그렇다면...후....잠시 담배좀요."
문을 여니 의자에 앉아 있던 소망이가 보였다.
"야 소망아."
"왜. 아빠."
"그...만약에 너가 천재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거 같냐."
소망이는 먹던 솜사탕을 입에서 빼고서는 골똘히 생각했다.
"뭐 짱 좋지 않을까? 천재..멋있어!!"
"그럼...만약. 내가 좀 빨리 죽는다면 또 그건 어떨거 같냐. 만약이야 진짜 만약."
"음...... 슬프겠지? 그래도 공부는 안 해도 되겠다, 아! 공부방도 안 가도 되고 히히."
그 말을 들은 나는 옅게 웃었다.
"이 쉐끼가. 아빠가 죽는데 뭐??"
난 손날로 녀석의 머리를 내려쳤다.
"으아아악!!!!!!"


알게되면 분명 슬퍼하겠지.
항상 잔소리 많고 짜증 많은 나를 고작 아빠라는 이유로 쫄레쫄레 쫒아다니던 아이니까.


나는 담배를 한대 피곤 교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뭐 30년이면 되죠?"
".......당신과 함께 온 아이에게 이식하면 되겠습니까?"
"네."
교수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오지랖 같긴 한데 애가 많이 어려 보이던데요. 솔직히 거절 할 줄 알았는데."
"준 것도 없는데 이 무서운 세상. 칼 하나는 챙겨 줘야죠."
"흠. 좋아요 근데 하나 말씀 드릴게요. 재능은 사도 사람은 못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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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 년 이라는 시간을 흘렀다.
재능이 생긴 내 아이는 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난 내 인생을 구원 하지는 못했으나, 내 아이의 인생은 구한 것 이었다.
그렇지만 난 이내 알게 되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재능으로 운명을 바꿀수는 없다는 것을.
"아버지. 할 말이 있어요."
소망이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다.

"말해."
"의사도 좋지만 저는 아무래도 소방관이 될렵니다."
역시 이렇게 되나.
"희망아. 의사가 되거라. 너 성적으론 어렵지도 않잖냐. 둘 다 똑 같이 생명을 구하는 거다. 그럼 너라도 안전한게 낫지 않겠냐."
나도 누구도 저 아이를 말릴 수 없을 거다.
저 눈..내가 예술을 했을때 품었던 눈이다.
".....하고 싶은대로 해라."
"아버지가 반대를 하셔도!..어?"
"하라고 자식아 니 인생인데 뭐."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어디 가세요?"
"마실 다녀온다 이놈아."
저 녀석은 나와 달리 편한 인생을 살기를 바랬다.
그렇지만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저 애는 내 아들이니까. 분명 그 '눈'을 지닌채로 내게 올 것 이라고.
그때가 되면 그냥 저 녀석한테 맡겨 보자고.
나랑은 다른 결말을 맞이 할거라 믿어 보자고.
"하하. 이거 참 뻘 짓 거하게 했네."
"제가 말 했잖아요. 재능은 사도 사람은 못 산다고."
내 옆에는 교수가 있었다.
"옘병. 깜짝아. 언제부터 있었어요."
"방금이요."
"여긴 왜.."
"그냥 결말이 궁금 해서요."
"미친 양반일세..."
"......."
"그래서 결말에 만족합니까?"
"아뇨 딱히 신파는 별로라."
".....결말이라."
나도 이제 결말을 맞이 할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내가 결말을 내기 전에 아들이 시작을 하였으니.
"저 아이가 알게 되면 평생 미워 할 거에요."
"말하고 다니실 거에요?"
"그건 아니지만.."
"괜찮아요. 아직 제 마누라가 건재한데."
"아. 당신이 그린 작품 남들은 몰라도 전 꽤나 좋게 봤..."
........


"웃고 있으니 그래도 호상인가."

요즘 할 거 없어서 만든거니 너그럽게 봐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