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의 민들레에게"
늘 어둠 속에서 홀로 지내는
작은 민들레야, 너는 아느냐
한줄기 빛을 찾아 이 좁은 방에 온 나를
쓱싹, 쓱싹, 물 한 방울 네게 주며
쓱싹, 쓱싹, 햇살 한 줄기 비춰주네
쓱싹, 쓱싹, 너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
하늘 높이 피어날 순 없어도
벽에 갇힌 채 고개 숙인 너의 모습
그래도 포기하지 마, 작은 민들레야
쓱싹, 쓱싹, 뿌리 내릴 자리를 만들고
쓱싹, 쓱싹, 내 한 몸 너를 위해 바치리
쓱싹, 쓱싹, 너의 꽃잎 피는 날을 기다리며
세상의 무게에 내 어깨 무너진대도
잃을 것 없는 이 방 너에게 다 주리라
오직 너 홀로 꽃피우는 그날을 믿으며
쓱싹, 쓱싹, 금 간 벽에 몸을 기대고
쓱싹, 쓱싹, 과거의 먼지 너에게 안기네
쓱싹, 쓱싹, 함께 이 굴레를 벗어나리라
겨울 지나 봄 올 때까지 기다리리
언젠가 우리 함께 빛 속에 설 수 있기를
벽에 구멍 뚫는 그날까지 포기 말자꾸나
“바라”
체 게바라의 유령이
녹슨 철창을 절그럭 거리며
피 맺힌 주먹을 부르르 떨지만
무력한 손아귀론
그저 공기나 움켜쥘 뿐이야
혁명의 함성은 점점 멀어지고
권총은 녹슬어 방아쇠조차 당길 수 없게 되었네
열정은 바람에 흩날리고
신념은 세월에 바래졌구나
한때는 세상을 뒤흔들 듯 했던
그 불타는 영혼은 어디로 갔나
이젠 텅 빈 눈동자로
공허함만 가득 담고 있구나
더 이상 총을 들 힘조차 없어진 지금
너의 손엔 무엇이 남았는가
혁명에 던진 목숨값을 되찾을 순 없겠지
그저 한 줌의 재로 남은 꿈을 애도할 뿐
“세겹살이”
구워지는 인생 위로
노랗게 졸아드는 후회의 방울들
불판 위에서 요동치는
선택의 향연이여
지나온 세월의 온기에 밴
은은한 그리움의 유혹
익어가는 기쁨과 슬픔의
조화로운 멜로디
바싹 구워진 겉모습과
촉촉한 속마음의 완벽한 하모니
가슴 가득 퍼지는
추억의 풍미에 심장이 뛰네
쌉싸름한 현실과
알싸한 꿈의 만남
시간 속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인생의 교향곡이여
한 순간 베어 무는 깨달음의 순간
세상 모든 미련 사라지네
삶이여,
넌 후회의 작은 위로이자
영혼의 맛있는 성찰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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