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내음이 온 들판을 가로질러
문뜩 뒷산에 노다딘다면
난 홀로이 바깥 창문 보드랍게 그린
그 한 좀 폭에 수채화를 그려와

한 밭 한 분홍 꽃나무가
일제히 환호를 하면서 수를 놓는다면
한 줌의 흙 속으로 다시 들어와
정든 밭에 해사한 웃음을 터뜨린다

햇빛이 이제 그 들판을 쏘다닌다면
달보드레한 구름과 그 언덕배기 동산이
고분고분하게 그 맵시를 다룬다면
한 밭의 빛깥은 섬세한 그녀의 바느질같아

수 놓고 어여쁜 언덕은
누구를 위해 바래놓았을까
난 마침 한 줌의 흙에
섬세한 손길이 있을 줄이야

근데 왜 난 이 모양일까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