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다란 것을 받아들여
내 몸체로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미 엎질러진 채로 육체 한 마리가
그저 못 견디고 땅바닥 아래로 흘러 들어간다

내 것은 너무나도 작아서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내 영혼은 이미 조그만 이 살갗과 뼈에 섞여
벗어나지도 못 해 점차 썩고만 있을 텐데

나는 너와 같이 커다래지고 싶어
한 번만의 결합이 딱 너처럼 될 수 있다면
수평선, 산등성이를 넘나들고
온갖 깊은 바다를 손쉽게 드나들지만

난 그저 썩은 영혼이고
그저 넌 하나의 화폭에 불과했으니
허나 난 커다란 것을 받아들인다면
이제 썩지 않는다고 믿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