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세계에선
빗물에 무너지는 것만을
사랑스러운 존재로 여긴단다
점점 커지는 풍선처럼
유리창에 부딪혀 흐르고
멈추는 빗물은 그것대로
최대한의 진실이라는 증표란다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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