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삐질 흘리며 걷고있던 괴물이
눈 앞에 놓인 나그네에게 물었다

"내가 당신을 잡아먹는다 하면,
그댄 내게 무슨 말을 남기겠소"

나그네는 답했다

"저를 드신 뒤엔 나뭇잎을 벗삼아
술 한 잔 시원케 걸치시지요"

말을 마친 나그네는 괴물의 앞에
자리를 잡고는 잠을 청했다

괴물은 곧 잠든 나그네의 팔과 다리,
그리고 그의 마음과 눈을 파먹고선
길 한가운데 고인
나그네의 피로 목을 축였다

괴물은 한탄하듯,
뜨거운 햇살을 쬐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