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 여기다 유서를 적고
한 줌의 붓으로 이제 내 몸에 조각을 할까
살짝 빗나가듯 떨리는 마음으로
한 줄기 붉게 물든 천장 사이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제 어렴풋이 기어나는 것들이
덧없이 흘러가는 기분을 어떻게 알까
나는 한없이 덧없는 이 육체서 해방된다면
난 그저 무한히 살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있을까
비스듬한데 왜 이 쓸모없는 비곗덩어리 하나서
벗어나지 않으려 할까
난 핏물이 뚝뚝 흘러나오는 손목을 잡고
누가 나를 잡아가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