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살갖,
사고가 정지된 뇌,
식탁보 위에 차려진 다과.
이내 한 움큼 베어먹곤 거뭇한 잔가시가 잇몸을 쑤신다.
40075km를 질주하는 마차,
머리 위로 낙하하는 몽돌,
쓰러진 내 머리맡을 스치는 별.
이내 한 발짝 다가서니 점등인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손에 들린 찻잔,
불타는 집 속 괘종시계,
잉크를 함뿍 삼킨 붉은 개미.
이내 개미의 허리를 갈래내자 내 복통이 해소됐다.
가장 사랑하던 때의 주마등,
가장 순수하던 때의 시선,
가장 열정적이던 때의 사상이,
가장 이기적인 삶을 살아냈던 내 몸을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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