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은 수없는 아무개로 가득차 있었다
내가 가히 엄두를 내지 못할 듯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지만
내게 들어서지 못할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무엇을 하든 그들은
괘씸히 나를 바라봤다. 원래 특성이었나
이 허름하고 낡은 곳에서 자란 나에겐
별 다른 감흥도 없어 보였으리라

근데 왜 내 마음은 저기에 있을까
누군가에게 설움을 당하고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하고
그것이 마치 내 실력인 것처럼 보는 이 당연한 세상이었던가
참으로 그곳은 내가 엄두를 못 낼 곳이었던가

난 이제 겉으로 비난당하는 대상이 되길 그들은 내심 바랬다
허나 결국엔 그들도 관심도 없었다.
앙갚음하겠다고 으름장 피우니 그제서야 태도를 바꿨다.
내가 당한 만큼 대우 받을 두려움이었다.

결국 힘이 있어야만 했다.
이렇게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도
별 상관 없었다. 책임도 없이 사람을 괴물로 만든 것만 생각하며 보복하면 끝이니까

결국 저 추운 겨울날이 지나고 다시 되돌아서면
저 언덕배기에 혼이 달린 어린아이의 무덤이 나무 대신 자리잡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마음이 있었던 그 곳에선
수많은 사람들은 별 관심도 없이 항상 그랬듯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