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아무개 씨의 일대기>


내 가슴 이토록 부르짖는 것은

임의 보금자리가 눈망울에서 흐르는 것이며

귓가에 향기로움이 묻어있음을

망각하지 못하는 처지 때문인가보오

사람이 참 어리고 어려서

눈가를 닦지 못하고 수 차례 붙잡을 제야

뒷굽이 닳고 닳아 멸하게 되겠지마는

나와 나란히 서로의 어깨를 걸칠 자가 없으니

외로이 따가운 햇빛 아래서 그대 옷깃만 늘어잡소


내 가슴 이토록 부르짖는 것은

내가 임의 마음에 한 줌 흙 되는 것이며

밀짚모자 눌러쓰고 화전밭 가꿔내어 중경제초나 이루는

작은 시골의 농부인 처지 때문인가보오

어리석고 멋모르고 순수해서

내 님의 마음 시름시름 앓을 제야

똘망지게 임의 귓가에 노랫말 적어 보내겠지마는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리기를 어이 알리

사사건건 당랑거철은 수그라들 줄을 모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