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에서 말기로 접어든 놈이었는데


무슨 암이었더라? 항암 몇차까지하고, 보통 메뉴얼에 적힌 횟수가 끝나면 의사들이 이제 항암을 잘 안하게 하려고 하거든


환자 몸도 안좋고 생존률에 좋지 않다는 걸 아는 거지


그녀석도 그렇게 몇차를 하고, 졸라서 더 하고, 계속 전이되고 커지니까 한번 더 하고


그러다가 다 끊은 거지


스위스 안락사도 알아보고 그러던 중이었다


이놈이 카페에 주로 올리던 사진이 자기가 흘리는 피 사진이었거든


침 뱉었는데 섞여나온 뭉친 핏덩어리


멍들어가는 팔


힘들다 아프다 이런 이야기는 안하더구만


암환자들이 죽어갈 땐 나 좀 살려주세요


이런 이야기보다는


그냥 나는 이렇게 죽어가며


아직 꿈을 꾸고 있으며


지난 삶은 어땠으며


그냥 이런걸 나누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대부분의 가족들을 이런 걸 같이 나누기 부담스러워 해


어느 순간 되면 산 사람을 살아야되고, 이런 논리로 자신을 무장하기 시작한다


그렇잔아 맨날 애 앞에서 같이 울어줄 수도 없고


그래서 암에 걸려 죽어가는 애들은 그 죽음과는 별도로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시간으로 갇힌다


그 시간들은 사막에 혼자 목적 없는 발걸음을 걷는 기분이지


시간이 지나면 여기서 쓰러질 것을 알지만


거기 아무런 낭만도 없으며


바람도 불어올 일 없으며


다만 내 안에서 휘몰아치는 우주적인 폭풍, 광풍


내 가족과 사랑했던 것들은 먼 다른 행성에 가 있어


머리 위 하나의 작은 별로서 떠 있는 거지


그게 암환자의 갈증이다


그건 죽음과는 완전히 다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