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머리의 담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뜀틀, 뜀틀, 뜀틀.....


결국 거기에 앉아 버티고 있는 것을 아십시오. 그러십시오. 효소, 효소, 호소.....


머리에 있는거 무시하면 큰일 나. 머리에 뭐가 있냐면 생수병에 망치질하려고 떡하니 대기하는 용병들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걔네를 바깥으로 꺼내주지 않으면 그냥 니 뇌를 찍는 거야. 생수병말고 니 뇌를 찍는 거야.


그렇다면 인간이 손댄 때 묻은 청산가리로 자기 목숨을 위협하는 겁니다.


아 나는 이제 자유로우니 하늘을 바라봤다. 푸르른 하늘... 하늘색과 바람을 피웠다. 이제는 합법적인.


이미 도끼로 뇌 몇 번 찍었는데 마지막 애들 넘겨서 생수통 찍게 한다고 뭐가 달라져? 토해냈다. 조각난 뇌 조각들을.


비참했다. 정확히 비참했다. 여타 다른 것은 참을 수 있었다. 내가 성모 마리아가 되어야 한다거나 점점 조용해지는 것, 침묵의 나날들. 하지만 비참했다. 집에 돌아오는 1호선에선 눈빛으로도 비참함이 흘러나오고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보사노바와 내 귀에서 나온 비참함이 싸우고, 입으로 뱉지 못한 단어들이 손끝에서 맴돌다 레이저처럼 쏘아댔다.


잘못과 잘못과 잘잘못. 따지지 않았다. 손을 맞잡고 있는 판에 뭘 어떻게 삿대질할 수 있겠어. 꿈에선 과거의 연인들이 나왔다. 내게 쥐여줬던 초콜릿 박스와 입지도 않았던 파란색의 야구점퍼. 청산가리를 삼켜 전부 다 죽어갈 때가 있다.


웃음소리를 들었다. 전화기 너머로 분명 웃는 소리. 이불이 부스럭대는 소리. 그것을 들었을 뿐이라고 내 인지능력을 퇴화시켰다.


매일 난 진리를 안다는 듯이 군다. 그래 생수를 다 마시고서는 병을 찌그러트려야지, 그게 진리이지. 그래 내 USB 다 쓰고 난 후에는 노트북을 뭉그러트려야지, 그게 진리이지. 내 뇌세포를 다 연구하고 나서는 청산가리를 마셔야지, 그게 진리지. 그렇게 심장으로부터 살아남는다. 눈을 번쩍 뜨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깊게도 두근대는 심장을 짓누른다.


온종일 이루어지는 함구는 인간을 닫는다. 난 가만히 서 하늘을 쳐다본다. 아 저 구름은 너의 왼쪽 허벅다리를 닮았구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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