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란 시간은 참 길었네요

1년 5개월 하고도 23일이 남았어요

1년도 2년도 1년 5개월도 짧네요

하루도 시간이라면 시간이겠지요

이틀도 삼일도 나흘도 엿새도

시간이라면 다리를 쭉 뻗은 황새의 다리처럼 긴 시간이지요

7년은 기어코 지났어요

1년 5개월 하고 23일은 기어코 다가왔고요

무너지지 않는 시간을 아껴 써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앞당기고 싶기도 하네요

저는 책을 볼 때 책의 첫 문장을 보지 않아요

책의 마지막 문장을 보아요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와닿으면 그걸로 그 책은 내 책이더라고요

나도 내 삶의 끝자락을 당겨오고 있어요

아직은 쉬이 끌려오지 않아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글쎄요 그건 잘 모르는 일이니까요

제가 약속한 시간이 성큼성큼 걸어와요

다리를 쭉 뻗고 접고 뻗고 접고 멈추지 않아요

나요, 약속한 시간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거에요?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 아니면 한숨만 쉬어야 할까요.

그것들은 조금 멋쩍은 작별 인사가 될까요?

살고 싶었던 건 맞는데

죽고 싶었던 것도 맞아요

나는 평범하길 바라서 평생을 살았는데

결국 그저 평범해지고 말았네요

약속한 시간까지 나는 업을 다 해야만 하겠죠

그때가 되면 나는. 웃으며 갈 수 있을까요.

살기 위해 했던 모든 게 추억이 된다면

웃게 되겠지요


나도요, 앞으로 남은 시간을.

지나치거나, 낭비하거나. 흩뿌리고 싶지 않은데

매일 매일 취해 살아가는 게

너무 평범해졌어요


삭막한 사막의 끝자락은 어디에 있나요.

여기 있나요 저기 있나요 어느 곳에도 없나요

나는 항상 존재와 삶의 사이를 생각해요

나는 의자가 되고 싶었어요




1년 5개월하고 23일 후에

나는요. 의자를 발로 차고, 높이 떨어질래요.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서 약속한 행위를 하고 약속한 결말을 맞을게요

사랑했어요
작별은 길지만 길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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