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데 너무 오래 살았어. 죄 많이 지어가면서.

유서의 첫 문장이었다. 뒷내용을 다 알 것 같아 지리멸렬한 유서를 접었다.

삶은 언제나 잔인하니까. 창 밖으로 대형을 펼처 나는 철새 때가 점 처럼 멀어졌다.

나무를 몇 그루 심었다. 가장 크게 자랄것에 목을 매야겠다고.

철물점 아저씨는 쉰 내가 났고 집배원의 스쿠터는 언제나 우렁찼다.

기억을 거스를 수 있다면 누가 죽지 않는 세계가 찾아올지도 모르겠다고.

허나 그런 방법같은건 없으니 앞으로도 많이, 사실 전부.

나락에서 귀를 때니 하늘에선 흰 눈이 나렸다. 담폭 쌓인 눈들을 그러모아 가슴에 품었다.

사라지길 시려운, 시려울.

무어라 발음할까 한 참을 고민하니 한숨처럼 튀어나오길. 삶.

허무해 웃었다. 냉소가 슬퍼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