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어느 정신병자의 이야기)


나는 상처를 훈장이라 믿는다
남들과 다른 인생의 난이도를 살고
어두운 삶에서 생존한 빛의 증명이라며

정신병을 앓는 나는
잔디밭을 가시밭처럼 느끼는 사람
신발을 신고도 맨발처럼 조심스럽고
세균들이 온몸에 잠식할까봐 두렵다
상온에 화상을 입는 내 피부는
여리기 때문에 고되었고
평범한 일상물이 시련의 판타지였다

평균치보다 약한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강한 것에 감사해야 할 사람
약한 것은 약하게 태어나서 약하고
단련이 필요한 삶은 원래 강한 자보다 고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괴로움은 벼슬이 아니라
그냥 불편한 특징이다
사랑이 많은 자는 약자를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동정심이 없는 자에겐 무가치한 열등함이다
세상이 나의 괴로움을 외면하는
억울한 현실도 현실이다

명예로운 상처는 업적을 동반해야 한다
부모님의 빚을 다 갚았다든가
호랑이 사냥에 성공했다든가
마음의 고통으로 글을 쓴다든가
나는 내 아픔으로 문자의 탑을 쌓았으니
마음의 질환에 유의미한 흔적이 있다

상처의 영광은 고통의 크기가 아니라
비명의 멜로디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