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리 허무하게 지나갔고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덧없이 흘러갔다.

향기도 체취도 모든 어우름도 

어느 한 덧없이 흘러가는 촛불처럼

시나브로 지나가 버렸다.


모든 것을 지닐 줄만 알았고

그거에 거만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했을 때

너는 다시 불시 찾아와선 나를 악마로 만드는구나

그리고 점차 보드라운 그 흔적조차도

말끔히 스며들어와, 어느 순간 그 하늘에 흩어진다,.


그리고 점차 꽃 내음이 점차 묽어지고

점차 쪼개져 흘러가는 내 마음 속으로

슬픔은 다시금 그 비워진 마음을 채우고

체취도 향기도, 그리고 그 보드라운 흔적은

슬픔으로 다시 채워 오른다.


그리고 그 향기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보드라운 흔적, 보드라운 그 매맵시

그 어여쁜 그대의 볼살, 보드라운 그 향기조차도

결국 어느 순간 쪼개져 있는 내 마음을 보고

이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슬픔은 다시금 찾아오고

그리고 영영 나는 그 향기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나는 결국 또 다른 꽃밭에 나가 

다른 내음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늙음이란 것도 그러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