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근수
지독히도 슬퍼하여
한 걸음 걷기도 힘들었다
그토록 슬퍼하여
온 세상이 다 너였다
나는
저 구름 위에서
한 발 잘 못 디뎌
추락하였고
바람도
바람도
산들바람의 근수 만큼
흩뿌리는 눈물
너는
나의 온전한 사랑이 아니었기에
꼭 그만큼 나는 이지러졌고
세상이 절망으로 가득 찬 날
시야를 뿌옇게 만드는 간유리같은
정신질환의 어둠
아 세상이여 슬픔의 근수는
내가 못 디딘 한 걸음이었어라
내가 움직일 수 없었던 무한한 외침
잦아들 수 없던 경련이었고
뒤돌아 볼 수 없는 과거였으며
나의 사랑은
항상 휘돌아 감아 하늘로 오르는 것
나의 사랑은
언제나 전진을 허락하는 푸른 신호등
나의 사랑은
대답 없는 메아리 너를 욕했었던 나였던 만큼
꼭 그만큼의 고통이 나에게 주어졌었다
아 그토록 발 떨어지지 않던가
아 그토록 주저앉고 싶던가
몸 누일 곳 하나 없던 야박한 세상
춥고 배고픈 어느 날 마치
거지 고물과도 같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더라
세상 모른 채 마치
모든 슬픔을 주재하시는
하나님을
모신 것
처럼
그토록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