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달에 한 번 만날까 하는 친구도 속속들이 나를 아는데,
하루를 고스란히 나누곤 했던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농도 짙게
아는 사람들이었는지.
숨겨둔 결핍을 알고, 유약한 감정을 알고, 온기와 온기가 마주할 때에
참 많은 것을 안다 다짐했는데…
돌아선 너는 애쓴다 한들 알 도리가 없더라. 혀끝으로 묵인된 인사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어느정도의 진심을 덧대어야
그 걸음을 멈출 수 있었는지. 무엇도 알 수 없어서 그저 지켜보는 게
최선이었어.

시야에서 멀어지는 너를 두고 한자리에 고여있는 게 전부였던 그날의 나를 얼마나 긴 시간  미워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숱한 다음의 장면에 네가 없다는 사실이 썩 믿기지 않아.
사는동안 애틋한 얼굴을 잠시도 볼 수 없다는 냉담한 현실이 사무쳐서,
가슴 언저리의 저릿함이 몸 구석구석을 경직시켜.


그리움이 버거워서, 이따금 번복의 꿈을 꿔.

깨어나면 손 닿을 곳에 네가 존재할 것만 같아서,

마음이 자꾸 울어. 보고 싶어.
허공을 맴도는 애처로운 울림이 아무 힘이 없어 이내 한 줌 재가 돼.
온통 타버린 언어의 무용함이, 겨울 오면 함께 떠나자던

희뿌연 너의

약속 같아.

어느 노래 가사처럼
필연이라 믿던 첫 만남부터, 악연이라며 돌아선 마지막까지
우린 마주보는 거울 이었던 걸까…


서로가 던진 눈빛에 깨질 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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