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3>
by 전동균
물론 대사는 없죠
등이나 스쳐가는 옆모습으로 말해야 하죠
수많은 배경 중 하나
있어도 없어도 그만
자막 맨 끝에 가까스로 매달리거나
아예 지워지는 이름
그런데 왜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게
가을 저녁의 횡단보도를 건너 집으로 가는 게
그토록 힘들었을까요
왜 그리 자주 NG를 내고
눈물을 감추고
마른 입술을 깨물어야 했을까요
잠깐 누군가의 어미 아비 되는 일
살구나무에 맺힌 살구 알을 만지는 일
가슴의 생각을 묻고 듣는 일
때론 침대에 누워 잠드는 일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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