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이라는 방목장에 길러져
죽음이라는 식탁 위에 올라가
네가 감히 삶을 논할 수 있어?
네가 감히 죽음을 택할 수 있어?
저승은 존재하지 않아
모든 것은 소화돼서 사라져
우리가 사는 이유가 뭔지 알아?
그저 악마의 식사일 뿐이야
그들이 먼저 죽은 이유를 알아?
결국 악마에게 잡아먹힌 거야
건강한 인간들은 누구보다 먼저 죽지
그들은 신선하고 아주 좋은 저녁거리야
썩은내를 풍기는 인간들은 맛있지 않아
그들은 씩씩하고 아주 좋은 애완견이지
네가 감히 삶을 논할 수 있어?
네가 감히 죽음을 택할 수 있어?
머리 위엔 보이지 않는 실
인간은 그들의 인형이야
우리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여래의 손바닥에서 뛰어갈 거야?
우린 벗어날 수 없어
구겨진 삶을 찬양할 뿐
우린 벗어날 수 없어
그저 이 순간을 즐길 뿐
우린 벗어날 수 없어
그것이 인간의 삶인 것을
우린 벗어날 수 없어
그들의 거대한 손아귀를
다만 침대에 누워서
영원히 옹알이 할 뿐이지
창문 너머 별 모양의
조명들을 바라보면서
이 무대가 막을 내리길
한없이 기다릴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