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딸기와 담배
비 오는 어느 여름날에
비 내리는 여름, 나는 늘 그 카페에 앉았다. 그곳은 학교로부터 조금 떨어진 작고 아담한 카페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커피와 책이 어울리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 카페의 창문을 통해 비가 내리는 모습은 마치 다른 세상 같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 나만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날도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고요하게 카페의 한 구석에 앉았고 나도 모르게 그곳을 바라보았다. 왜일까 그녀의 존재감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강렬했다.
그녀는 카페의 고요함을 지키듯 앉아 있었고 손에 담배를 물고 천천히 연기를 뿜어냈다. 그 연기가 흩어지는 모습은 무언가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조용히 퍼졌다. 그녀는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보였다. 담배를 한 모금 물고 천천히 내뱉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담담하면서도 깊은 어둠을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무언가를 느꼈다. 비록 그것이 뭔지 알 수 없었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그녀를 쫓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변해갔다.
첫 대화
그날 이후 나는 매일 그 카페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그녀가 그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느 날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추는 아침이었다. 나는 그녀가 나와 마주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그러나 말문을 열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한 손에 담배를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담배 좋아하시나요?"
그녀는 잠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요하게 대답했다.
"그냥… 필요해서 피우는 거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녀의 대답은 짧고 간단했지만 그 안에는 마치 자신을 열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녀는 담배를 천천히 피우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저 멍하니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고요했고 나는 그 고요함 속에서 묘한 끌림을 느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세상과 차단된 듯한 느낌이었다.
딸기와 담배
그 후로 나는 그녀와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카페에서, 우연히 길거리에서, 그녀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담배를 물고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나에게 조금씩 익숙해졌다. 그때마다 나는 그녀에 대해 다가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하루는 그녀의 옆에 앉아 긴 침묵을 깨고 "딸기 좋아해요?"라고 물었다. 나도 모르게 다소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 그녀에게 묻고 싶은 건 많았고 긴장한 탓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녀로부터 풍기는 희미한 딸기향 때문이었을까. 당황한 나머지 얼굴이 붉혀졌다. 그런 나를 그녀는 잠시 바라보더니 천천히 대답했다. "딸기? 그건 너무 달아서 가끔 질려. 하지만 가끔은 그런 단맛이 필요할 때도 있지."
그 말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딸기는 달콤하고 상큼한 맛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맛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 단맛을 질린다고 했다. 그 말 속에서 나는 그녀가 더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달콤한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럼, 담배는?" 나는 다시 물었다.
그녀는 잠시 담배를 피운 후 고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담배는 쓴 맛이 있어. 하지만 그게 더 나아. 나는 쓴 것들이 좋아."
그 순간 나는 그녀가 말하는 달콤함과 쓴맛의 균형을 알게 된 느낌이었다. 그녀는 딸기처럼 달콤하지만 동시에 담배처럼 쓴맛을 가진 사람. 나는 그 두 가지가 어우러진 그녀의 모습에 혼란스러워졌다.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런 걸까?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일까? 그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그 담배 연기처럼 나를 휘감았고 나는 점점 그 속으로 빠져들었다.
첫사랑의 쓰디쓴 기억
그녀와 나는 점점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여전히 간격이 있었다. 그녀의 과거, 그녀의 상처, 그 무엇도 그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진짜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 고요함 속에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
어느 날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왜 담배를 피우는 거죠? 그게 뭐가 그렇게 필요한 건가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 그녀는 담배를 한 모금 물고 천천히 내뱉으면서 말했다. "사람은 모두 무엇인가에 의지해야 해. 나에겐 담배가 그런 거야. 내가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 같아서."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조금 더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는 담배를 피우면서 자신을 확인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그 고요한 눈빛과 담배 연기 속에서 나는 점점 더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첫사랑의 끝
하지만 아무리 가까워지려 해도 그녀는 여전히 내게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자주 만나며 시간을 보냈지만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점점 멀어져갔다. 나는 그녀가 나에게서 떠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담배 연기처럼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어느 날부터 그녀는 카페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빈자리가 더 이상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찾으려 했지만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은 없었다.
몇 달 후 나는 우연히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이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대신, 손에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다. "이제 담배는 끊었어. 딸기 아이스크림은 좋아하지?"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나는 그 미소 속에서 그녀가 조금씩 바뀌었음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담배의 쓴맛에 의지하지 않았고 대신 더 달콤한 것을 찾고 있었다. 첫사랑의 끝은 그렇게, 달콤하면서도 쓴, 또 다시 돌아오는 시작이 되었다.
아따 꼴깝시롭구마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