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지나간 이후에
창틀에 머무는 그림자는
때 묻은 오랜 기억뿐
물에 씻겨 내려가지 않고

헝겊을 가져다 새 창문처럼
광을 내려 다가가 보지만,
창은 내게서 세 발짝 멀어지네
다가가선 다가갈 수 없음에

몸에 힘을 빼고 몽롱하게
창문을 쳐다보네
슬그머니 빠져나온 내 그림자
창문을 향해 다가가고

창문을 깨끗이 닦는 시늉을 하지만
실제로 창문은 닦아지고 있었고
앞으로 난 생각할 때면
몸에 힘을 빼고 몽롱하게 무엇을 생각해

비가 오던 날, 우산을 깜빡한 난
몽롱하게 힘을 빼고 그림자를 우산 삼아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