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라운 들판 위에서 그대 찬바람은 춤춘다
아슬아슬하게 풀이 꺾여나갈 들판에서
겨울철 눈은 모든 걸 앗아가고
그 푸른 상수리나무조차 낯을 가리던 그 어두운 그 날

하마터면 난 그 곳에 갇혀 그 겨울날 눈사래를 받고
천천히 가만히 있었을까 그 낯짝에 뺨을 얻어맞은 듯
눈은 참 알알하고 어찌보면 달콤했으리라.
그리고 난 또 다시 그 어둑한 곳 속이었을까

한 치 앞도 내미지 못하고 새벽 2시 넘어서
누구도 받아주지 않던 그 어둠이 중후한 집 안 너머로
차디찬 바닥장판이 친구가 되고
부윰한 노란 빛깔이 나를 비추러 올 때

그대, 홀로 그 외지에 서서 모든 걸 잃고 나서도
마침내 나는 그 여름철 그 파란 들판 위에서
그 상록수 하나가 머릿속에 유난히 떠올랐기에
난 오늘도 그 매서운 눈보라를 참고 자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