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이고, 어디 올릴 곳이 없어서.. 여기 올려봅니다..
객관적인 평가 부탁드립니다.
의도나 주제에 대한 의문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시)


전능한 당신께



신이여. 감사합니다.

전능한 당신께

열렬히 감사를 전합니다.


제가 여기까지 왔어요.

당신 덕분입니다.

저 밑의 수많은 이들이

나를 지켜봅니다.


제겐 너무나 높은 자리네요.

무섭기도 합니다.

그러나 용기 낼 수 있어요.

기꺼이 그럴 수 있어요.

그러길 바라시고요.


내려주신 축복, 정말로 감사합니다.

부디, 마지막까지 나를... 전능한 당신께서..


이윽고 우주는 그 절규를 삼켰다.

그의 몸은 마침내 고요하다.

어쩐지, 끔찍하게 후련한 얼굴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눈사람



겨울은 나를 빚었다

소녀의 손끝에서

나는 차갑게 태어났다


내 숨은 얼음처럼 맑았고

내 심장은 눈송이처럼 고요했다


소녀가 떠났다

녹던 중, 노파를 만났다

그녀는 손에 따뜻함을 담아

내 얼어붙은 몸에 불어넣었다


나는 알았다,

차가운 내가

역설적이게도 그녀의 온기로 산다는 것을

그녀의 심장이 뛰는 한

나는 녹지 않았다


머지 않아 그녀의 시간은 멈췄다.

그녀의 몸은 나와 같이 식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그녀의 온기가 사라진 순간

나는 녹아내리는 것을.


나는 떠난다.

새싹이 돋아나는 세상으로

그녀를 추억하며,

따스한 햇빛 아래 녹아내리며

지독히도 환한 미소로

사라지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왜냐하면



그 사람을 위해 어떤 각오를 했나요.

지구를 업겠다 각오했어요.

그 사람은 어디에 있나요.

찾기 힘들겁니다.

왜 그렇습니까.

내가 업지 않은 까닭에요.

각오는 거짓이었나요.

참이에요.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왜..

네. 왜냐하면 그건..

각오는 거짓이었죠.

왜냐하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낙관의 비극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선다고 했다.

거짓말이다.

더 간절할 수 없음에도,

삶은 녹슬고 우주는 그저 관조할 뿐.

올려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내 우주는 너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눈사람



겨울은 나를 빚었다

소녀의 손끝에서

나는 차갑게 태어났다


내 숨은 얼음처럼 맑았고

내 심장은 눈송이처럼 고요했다


소녀가 떠났다

녹던 중, 노파를 만났다

그녀는 손에 따뜻함을 담아

내 얼어붙은 몸에 불어넣었다


나는 알았다,

차가운 내가

역설적이게도 그녀의 온기로 산다는 것을

그녀의 심장이 뛰는 한

나는 녹지 않았다


머지 않아 그녀의 시간은 멈췄다.

그녀의 몸은 나와 같이 식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그녀의 온기가 사라진 순간

나는 녹아내리는 것을.


나는 떠난다.

새싹이 돋아나는 세상으로

그녀를 추억하며,

따스한 햇빛 아래 녹아내리며

지독히도 환한 미소로

사라지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찰나의 역설



불행에 비해 행복은 찰나.

죽음에 비해 삶은 한 순간.

그럼, 삶은 행복입니까?

그럼, 억겁의 무의식은

불행입니까,

차라리 평안입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에세이)


Y에게



잘 지내는지, 건강은 어떤지

너에 대해 아무런 소식도 알 수 없어

닿지 못하는 편지,

그러니까 사실상 일기에 가까운 글을 써보려 한다.


한 때는 우리가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확히는 나 혼자만의 사랑이었다고.

나는 그저 네게 놀아난 피해자였다며

사람들에게 너를 물어뜯곤 했었다.

너도 그랬었지. 너는 우리가 한 건 사랑이 아니다.

그게 어떻게 사랑이냐 물으며 나를 몰아세웠었다.


그 후로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한 번의 연애를 거쳤다. 너가 가장 친했던 그 아이와.

장담컨대 사랑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새로운 사랑이 싹트려 한다.

마치 처음 너를 마주했을 때처럼,

요동치는 심장을 어쩌지 못하는

마치 막이 오르길 기다리는 연극 배우 같은

그런 설렘이 다시 찾아왔다.

사랑이란 뭔지 깨닫게 해주는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이 사람 덕에, 그때의 우리 역시

사랑이 맞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체한 내 손을 부지런히도 꾹꾹 누르던

작디 작은 너의 그 고사리 손,

밤새 앓던 너를 위해 만든 허접한 간이 가습기를 보고는

감동 받아 울던 너의 얼굴.

음식 값이 꽤 나왔음에도 주저 없이 카드를 내밀고

우쭐대며 날 쳐다보던 너.

고작 만원짜리 꽃다발을 사줬을 뿐인데,

하루 종일 손에 꼭 쥐어놓고

아이처럼 천진하게 신나하던 너.

내게는 틀림 없는 사랑의 순간이었다.


이제는 널 원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전히 널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감사한다. 그리고 용서한다.

우리의 마무리는 비록 최악에 가까웠지만,

누군가 우리의 끝에 대해 물으면

그건 너의 탓도, 나의 탓도 아닌

그저 시기의 탓이었다고.

그러니까 우리는 한 치의 의심 없이 사랑이었다고.

그리 답하겠다.


그때 너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사랑을 원했던

하나의 애처로운 사람이었음을 안다.

내가 조금만 일찍 알았다면,

그런 너를 미워하지 않았을 텐데.

내 부질 없는 미련으로

널 난처하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

마찬가지로 부질 없는 후회를 한다.


네가 나를 만나던 중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내줬던 것.

우리가 서로를 험담 하며 증오했던 것.

너는 모질었고, 나는 찌질 했던 것.

모두 잊겠다.


너를 만나 내 인생 가장 행복한 겨울을 보냈던 것.

너로 인해 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고,

사랑 받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이 두 가지면 된다.

이 두 가지면 너를 추억 하기에 충분하다.


잘 지내라. 부디.

나는 이제 행복을 되찾았으니,

너도 그토록 염원하던 행복을 얻어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사랑 받으며 살아가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산문)


운명적 인과율



사랑은 선택과 후회의 연속이다.

그때 왜 너의 동공을 외면했을까.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자, 선택에 후회할 차례다.

너만은 선택에 평온하길 빈다.

후회는 내 몫이어야 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감각의 당신



어둑한 방,

블라인드 틈으로 새어들어오는 주황색 석양빛.

내 품에 앉아 새근새근 잠든 너.

너를 보고 너의 향을 맡으며 널 느끼는 나.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우리.

적절한 온도, 나른하며 몽롱한 정신.

그 모든 것이 훌륭한 순간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씁쓸하고도 달콤한



지나온 내 삶엔 귀인들이 가득했다.

그리하여 나는 늘 받는 사랑에 익숙하다.


이런 복을 가졌음에 감사하나,

보답하기에 나의 것은 하찮기 그지 없다.

그 일방적인 수취가, 때로는 쓰리기도 하다.


그러나 기죽지 않겠다.

만개한 그들이 베풀어준 꿀을

내 사랑 한 구석에 소중히 숨겨두었다가,

훗날 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겠다.

그들도 나와 같이, 꽃과 같이 나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