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아니 대부분이 전쟁이 나면 꼭 참전을 할 것 같이 말한다. 하지만, 나는 항상 의문을 품고 살아왔다. 과연 전쟁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모두가 동일한 생각을 지킬 수 있을지다. 우리가 한창 어렸을 때 봐 왔던 영화들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우는 사상을 보여줬다.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하는지, 단순히 적은 나뿐만이 아니라, 민간인을 학살할 것이라는 것, 포로를 이용한 고문, 학대를 통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영화상의 쇼맨십을 봐왔기 때문에, 우리의 불같은 사상을 한 층 더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의 전쟁의 실상을 본 사람들이라면, 본인의 그 뜨거웠던 마음을 조금은 삭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봐 왔던 전쟁을 살아 있는 두 눈으로 목격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사람 대 사람으로 싸워 왔단 전쟁에서, 사람과 기계의 싸움으로 바뀐 이 전장과,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탄생한 무기가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 과연 일반 보병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2018년 최전방에서 복무한 중대만 해도 10분 15분 살아남는다는 것은 신기록을 세운다는 전설로 불리어 왔다. 우리는 그저 고기 방패에 불과하다. 우리는 후방 부대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부대”라는 것을 선임의 말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1퍼센트의 용사 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는 장교의 말과, “가장 먼저 죽을 사람”이라는 선임의 말을 들으며, 내 복무 기간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빌면서 복무했다. 한동안은 “광망”이라고 불리는 최전방의 철책이 구부러졌을 때, 잘렸을 때 발생하는 사이렌 소리에 내 심장은 어느 자동차,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뛰었다. 하지만, 수십 번이 반복되는 상황이 나를 점점 더 안도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만들었고, 전역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를 그저, 귀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방문을 지키는 어린아이, 아니 그저 귀찮음과 쇼맨십 사이에 갈등하는 배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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