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쓰는 유서

 

매년 일어나는 참사를 보며

이기적이지만 당사자가 내가 아님에 안도를 느낍니다,

화면 속 비극을 보며 우리 가족이 없음에 안도를 느낍니다.

그들의 죽음을 보며 작별 인사조차 못했다는 아쉬움에

마지막 인사를 준비해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피할 수 없었을 뿐이고

하필 그게 나였을 뿐이에요.

우연들이 연속되어 인연이 된 이들에게

나는 또 다른 우연을 만나

당신들과 헤어질 날을 맞이했을 뿐 입니다.

 

나를 아는 당신들에게,

이 글이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슬픔은 헤지 못하는 별과 같겠지만

그 별들 중 하나가 되어

당신들의 밤길을 나지막하게 비출게요.

 

나는 먼저 갔을 뿐입니다.

먼저 가서 당신들이 나를 찾아올 때 까지

예쁜 꽃 여러송이를 길 바닥에 놓을 준비를 하러

그저 먼저 갔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