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설픈 악행을

걸렸다 싶을 때마다

난 현장에서 도주한뒤

방문을 열심히 걸어잠그고,

숙이면 창밖이 조금 드러나던

낡은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러다 해질녁에서야

죄여오던 것들이 사라졌다는

그런 생각을 해버리곤

서서히 허리를 세운후에

햇빛에 머리부터 들이민 순간,

온통 요란한 사이렌소리가

책상 그림자까지 울려퍼졌다


급류처럼 들이닥친 사이렌소리에

내 심장은 미친듯이 맥동하며

점점 식은땀을 흘리다가

끝에가서는 나를 벌하는

그 모든것들의 정당함을 느끼고

다양한 극형따위을 이따금씩 상상한 후에는

난 홀로 눈을 감는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