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다.

흙도 원래 위치를 찾아

어느 빛조차 바라지 않는 어느 하수구로

이제 오물이 섞인 그 흙덩어리가 물살에 흩날려간다면


그건 원래 숙명을 거스르는 일은 아니었으리라

이제 어느 한 냄새 나는 그 봉지 하나서,

이름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 누추한 곳에 꿈이 있는 건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 그렇게 다들 보았으리라


언젠가 파란 들판 위 한 나무 푸르렇게 서있는

그 에덴의 동산 위로 그 평온한 천국 위로 서겠다던

그 하수구, 퀴퀴한 그 동네에서 그대의 숨결을 느꼈으리라

허나 다들 미친 놈으로 봤다. 안 될 것이라고


그리고 그는 폐수로 달려들었다. 억지로

그대는 결국 괴물로 변하여 금가버린 그 상처에 

모든 걸 잃었지만 다들 관심도 없었다.

대역죄인이 되어 형장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대, 여기 꿈을 얻는 자들은 순리에 맞게 살아야겠지

하수구 이 동네 오물 동네에서 용이 되어 날아오는 일은 없었다.

어느덧 그거에 익숙해진다면, 결국엔 꿈은

그대의 숨결조차 점차 멀어지기 때문이기에


나는 차디찬 골목 위 그 하수구 안으로 내려가련다.

이제 모든 꿈을 잃고 세상을 잃어버린 무시당한 세상으로

모든 게 편해버린 이 세계로, 가족도 거기에 살았기에

오물 냄새에 익숙해진다면 아무것도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