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늘 건너던 신호등 앞에서 잠시 망설였어

사람들이 거의 건너고 있었고

나는 막 도착했고

초록불은 깜박이고 있는데

몇 초가 남았는지 알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옆 횡단보도의 신호등을 봤어

건너야 할까 말아야 하나 결정해야 했거든

초록불이 깜박이는 것만으로는 도로에 뛰어들 수 없잖아

옆 신호등은 몇 초가 남았는지 알려주는 기계였어


7초


순간 나는 도로로 뛰어들었어

7초면 건널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정말 건너편 도로에 발을 딱 딛는 순간

바닥에 표시된 빛이 빨간불로 바뀌었어

내가 빨간불에 들어온 건지

내가 들어오고 빨간불이 된 건지 나는 몰라

나는 길을 무사히 건넜다는 게 중요하지


사실 차가 많은 도로가 아니고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뛰지 않아도 길을 건넜을 거야

그런데 나는 그 7초에 몸을 맡기고

온 힘을 다해 뛰었어


충분하다고 생각해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나는 안전하게 건너편에 닿아 있더라고


7초


이전에는 안전한 시간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어

왜냐면 내가 살면서 7초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없었거든

7초가 의미를 가지게 될 일이 없었거든


그런데 7초는 이제 나에게 의미가 될 거야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7초를 떠올리겠지


7초만 주어져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