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지루해

화분을 샀다

구근이란 걸 검색하다가

야심차게 몇 개의 구근을 사고는

집에 화분이 없음을 알아차렸다


집에 화분을 잔뜩 들여놓고 살던 때가 있었다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공기가 정화된다고 해서

화분을 놓기 위해 타일을 붙인 장식장에 자리를 채우러

그렇게 하나씩 늘어난 화분이 

나의 하루를 바쁘게 해주던


그러다 깨달았다

화분에 든 식물이 죽어도 마음이 안 좋구나

식물이 죽으면 화분은


그래서 더 화분을 사지 않고 있는 것들을 보살폈다

하지만 난 똥손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는 집안의 모든 화분을 없앴다

농장에서 농사를 지은 후로 

겨울은 천국이었다


겨울에 구근을 샀다

그래야 봄에 꽃을 본다고 하니까

베란다에 구근을 심은 화분을 두었다


농사를 지으며 깨달은 게 있다

심는 건 내가 하지만

자라는 건 내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