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27>

늙은 거지처럼
도시를 배회하는 자들에게
이 도시를 내어줘야 한단 말인가?

프랑스혁명을 기억하는 자, 추모하는 자
전부 다 이 기요틴에서 처형당할지어다,
아니 그들은 이미 모두 늙어 죽었다

낮에는 태양이 그대 눈을 부시게 하고
밤에는 가로등이 그대의 길이 되어준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빛의 세기였던가

바이올린을 켜는 밤의 악사처럼,
몇 푼의 돈이라도 그에게는 값어치가 충분할 것이다

난 깨닫지 못했다, 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우린 어지럽게 세상 속에 살아가며
그 의미를 영영 잊어버릴 테지

난 깨끗하지 않다, 나의 마음도, 내 영혼도
하지만 그대의 곱게 자란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나를 따라오는 아이들에게 애처로운 광대가 되길 자청하고

숲속 모든 동물에게 일러라
난 너희의 짐이 되기로 정했노라고
불을 피우면 작은 짐승들이 주위를 돌며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 간다
어쩌면 인간이 시켰을지도 몰라,
훈련된 작은 동물들은 믿지 못한다
난 그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준비했다
짤그랑거리는 적선의 소리는 숲속에서도 울리는가,
난 보지 못했다,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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