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감정이란 지하수는
일곱 빛깔 스프링 봄빛 그 샘물
언젠가의 안락사를 나는 생각한다네
배우자도 자녀도 있지 않은 어느 화창한 봄날
알고 지내는 친구 두 셋을 불러 놓고
최후의 만찬을 즐기는 것을 생각한다네
죽음의 독배를 들기 전의 그 이에게
그의 친구는 당장의 죽음을 만류하고
앞으로의 삶의 가능성을 권유하는
그런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는 상상한다네
그렇게 우리는 누구든 한 번쯤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앞에 둔
크리톤이나 파이돈이 되어야 한다네
독이 담긴 마지막 잔을 들이키고서
그의 영혼은 육체를 떠나가고 남은 시체는
화장터의 아궁이에 고운 모습으로 놓여
불살라진 그 시신이 타고 남은 재는
어느 바람 부는 강가에
바람 부는 강가에
한 줌으로 한 줌으로 뿌려져야 한다네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은 한 인생을 담은 추억
감정이란 지하수는
일곱 빛깔 스프링 봄빛 그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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