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35>

달빛 어느새
산등성이에 걸려

밝은 볕이라도
나뭇가지를 스쳐 빛날 뿐

나는 돌아가네,
굽이치는 강가를 돌아서

징검다리 밟고
가볍게 적신 바지를 벗 삼아

눈이 적게 깔린 2월,
내 몸마저 따뜻한 이 땅에
수 놓을 쏘냐?

밟혀가는 낙엽을 추슬러
하나의 불로 밝힐 때,

어두워진 구석들은
모두 그을음으로 여겨

공허에 손을 넣은 나로서는
뜨거움에 재빨리 손을 뺐다네

땔감들은 걱정이 없고
빛바랜 숲으로부터
나무는 의미가 없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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