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62>

무딘 슬픔을 지닌 나는
내 아픔에 희극 하나 덧칠한다

조여오는 무대는
배우들의 놀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고

난 무성으로써 참여한 일행,
소리 없이 모든 노래를 함께한다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을 때

나를 기다렸던 관객들이
박수갈채와 함께 자신이 뽑히기를 원한다

냉장고에서 세월을 다 보낸 자반 고등어
흐물거리는 것이 마치
거울을 보고 뽐내는 내 모습 같다

이것저것 입혀보며,
겨울을 데울 옷을 매칭시켜 보지만
고등어는 뜨거운 열기에도 익지 않았고

나는 한참을 부끄러울 터였다
짓무른 고등어와 함께한 점심
서로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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