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74>


나는 시간의 부속품이다
한 시간을 기다려 마주한 젊음도
이미 한 시간 전 젊음이리라

동일한 시간을 지새운 젊음의 부장품들은
늙음마저 잊히도록, 기꺼이 늙어갔다

밝음이 더뎌, 모래시계를 읽지 못하는 날에는
구름으로부터 오는 측우기가 시간을 새어주고

타들어 가는 날들을 위해, 지극히 개인적인
푸른 볕을 열어주기까지 했었다

시간에 가까워진 날에는
젊음은 덧없음을 비추고
늙어가는 밤하늘에 새긴
시간은 또다시 황혼을 비춘다,

새로웠다면 널 만났을까
우리의 밤은 깊고, 널 만나지 못한 밤으로만
은하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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