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67>

숲 위에 지어진 성을
갉아먹는 연필깎이

시계방향으로 돌려,
시간을 앞서갈 수도 있었지만

잃지 않고 싶은 모습이라
순간의 젊음이 영원하기를

백발에 중절모를 푹 눌러써도
변함없는 초침의 부지런함은,

힘을 주면 쉽게 부러지는
울창한 연필 숲을 지나

성의 입구에 도착했지만
누구도 초대받지 않았네,

네 삶을 마주한 난 내 자신을 소개해
몽당연필 하나 들고
내용을 적어 가지만

이곳은 추억 속에 지어진 성
보낼 곳은 울창한 숲 그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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