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꿈을 꾸는 지 안다. 그러나 나는 틀렸다. 틀렸다고 생각하면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시작은 곧 끝이다. 끝에서 벼랑이 시작된다. 벼랑 아래로 건너가면 천국이 나온다. 천국은 나무로 넘쳐나고 나무는 다 아파서 사시나무처럼 떤다. 떨면 무엇일까? 떤다고 뭐가 나올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밤, 우주다. 우주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이것은 재미없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이 다 밝혀 놓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다 죽었다. 좋은 사람들은 다 죽은 사람들이다. 천국은 멀리 있지 않다. 너의 옆사람이 바로 너의 천국이다. 지옥도 바로 가까이 있다. 바로 옆자리가 바로 지옥이다. 지옥은 달콤하다.

근데 왜?”

지옥은 가까이 있으니까.”

그건 너의 착각이야.”

그건 착각이 아니야. 너야말로 착각이야. 나한테서 꺼져주겠니?”

양갈래 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나에게서 꺼져주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서 껄껄 웃었다. 그래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하나도 초록색. 코끼리는 나보고 뭐라는지 아는가? 그래도 기분은 좋네. 아무래도 산책을 나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문이 없다. 열 문도 없으니 나는 이제부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창문이라도 열까? 열어서 뛰어내리면 밑에는 꽃밭이 있을 것이다. 라일락이 향기를 내뿜으며 고약한 꽃밭. 그런 꽃밭은 존재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기쁘게도.

이런 나에게도 복은 찾아오나보다. 그런데 카프카는 반대한다. 카프카는 내가 이러기를 반기지 않나보다. 기러기는 생각보다 멀리 있다. 기러기들이 철새들 따라 나에게 온다. 그래도 기쁘다. 새들은 나만 보면 웃는다.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좋다. 기쁘기가 한량 없다.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어쩌면 좋을지 나도 모르겠어서 그냥 웃고만 있다. 이상은 나를 보고 웃는다. 바보 같은 놈이라고. 옆에서 아이들이 조잘거린다. 다 쏴 죽였다.

구름은 낙낙히 떠다닌다. 만약을 위해서 총을 가지고 있으면 좋았을 텐데. 대포가 쏘아져 날아온다. 대포가 통째로 내 머리에 박힌다. 피가 흩뿌려진다. 대지는 이제 꽃밭이다. 그래도 지옥은 가까이 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나는 이미 정신을 잃고 말았는데. 그래도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 잠들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언제나 깨어 있으라. 내 영혼은 아직 썩지 않았다. 아직, 아직이다. 이 세상은 아직 멀쩡하다. , 슬프다. 화가 난다. 나는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가.

아이는 나보고 초콜릿을 달라고 한다. 돈도 없는데, 내 여유까지 다 털어서 초콜릿을 마련해줘야 하는가. 아이는 초콜릿을 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아우성이다. 그 아우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마트로 달려가야 한다. 그러나 지진이 나서 마트가 무너져버렸다. 초콜릿들도 다 무너져버렸다. 다 녹아서, 뭉개져서 바닥에 피바다를 만들었다. 사람들의 뇌수를 주워먹었다. 맛있었다. 인간은 역시 맛있다. 나는 사이코패스인가? 아 맞다, 초콜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