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떤 상념은 오랜 흔적이 되어 남아있다. 가령 ‘나 언젠가 누군가의 안식처 될 수 있을까’라는 하잘 것 없는 초라한 생각이라던가,
지금 내 머릿속은 흑백텔레비전처럼 노이즈가 나고 그 소리는 잡음으로, 또 피어오르는 연기는 허공으로.
생각들은 시계처럼 흘러내리고 악의 비행정이 되어 떠오르기도 하고 급기야 추락하더니 납작하게 죽은 길가의 개구리처럼 사지를 힘없이 쭉 뻗은 채 잔인하게 조각나 말라있기도 하네.
음, 그러면 하나의 생각에만 침몰해보자. 과연 너는 나의 갈라 될까, 전연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그전에 나는 너를 사랑했나, 너는 그저 물가에 서성이다 한눈 판 사이에 그만 한낱 이슬로 사라질까.
아 너는 그저 나만을 사랑하면 안 되는 것인가, 나만을 오직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인가, 너는 나의 바다로, 이 춥고 어두운 거대한 물 웅덩이로, 너의 몸 이끌어 올 수는 없나, 너의 몸을 이끌어 이 대자연조차 감히 회복할 엄두를 낼 수 없는, 너의 영혼이 끈적한 검은 기름이 가득한 오염된 나의 死海로, 나 너를 데려올 수는 없나, 어떠한 생명도 남을 수 없도록 공허한 나의 울음들이 수증기 되어 이 한 깊은 곳에 단 한 줌의 수분도 일절 남기지 않고 손에 베일 듯이 날카로운 결정들만 남기고 간 이 짜디 짠 소금의 덩어리에 정녕 너는 너의 모든 心과 念을 전부 바칠 수는 없나, 이토록,
이토록 나는 아무도 전혀 사랑하지 못하고 또 전혀 사랑받을 수 없음을 이 깊은 구멍 같은 맘속으로 고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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