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이 괴생물체에게 생명을 불어놨던 거였다.

상처를 받기 위해서, 이 괴물들이 드나드는 여기 쓰레기 장소에

그리고 팔다리도 퇴화한 채로 그저 흐물흐물 기어다니는

노폐물을 분비하는 어느 한 이름 모를 존재로서 살아가도록


그러나 한치 앞에는 그저 나와 비슷한 괴물들이 많았다.

그저, 살기 위해서였을지 모르겠지만, 그들 또한 결국 나를 밟아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그들을 밟듯이, 그들또한 나를 밟았고,

여기 이 세상은 고통을 받기 위해 태어난 곳이라고 봐도 되겠다.


그러다 결국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밟혀버리는 세상,

그 핏물을 터뜨리는 이 것들에게 무엇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짓밟히고 내 소중한 것들이 산산조각 난다 해도

화를 내는 건 결국 나의 잘못으로 변해버리는 곳이었다.


그래 모두들 나를 싫어했다. 이 세상에서는.

그런데 나를 이렇게 만든 악마에게는 책임이 없었다.

그저 모든 것들이 다 나를 위한 고통의 선사였고,

누군가에게도 배려받지 않는 어느 한 괴생물체가 기어다니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