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에게 해준

그 모든 것에 감사해

정말이야

나는 어쩌면 바보인 줄 몰라

계산을 하기 귀찮아 하는


네가 나를 견뎌준 것처럼

나도 너를 견뎌주었던 시간이

서로 어긋났다고 해도


우리가 너무 다른 존재임을 

그러니까

너와 가까워지려 할수록

서로 멀어지게 만드는 우리의 계산법


늘 뭔가 어긋나는 

나는 이걸 어떻게 다뤄야할지 모르겠어


우리가 마음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걸

우리는 이제 충분히 아는 사람들이고


만약 우리가 무인도에서 단 둘이 살았다면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다름으로 인해

각자의 길을 가도록 하게 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리고 하루 종일 지루하지도 않았을 거고

그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을 거야


우리의 상처가 깊은 건

우리가 그저 단 둘이 있는 게 아니기에


그냥 그런 꿈을 꿨었다는 거

그런 순간이 있었다는 거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는 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내가 너를 미워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네가 편안해졌으면 하는 


우리에게 남은 건

숨이 붙어있는 한

시간은 파도처럼 혹은 바람처럼 밀려올 거라는 것과

그것을 받아낼 힘을 우리가 지나온 시간에서

얻어가는 것


나는 그게 중요한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