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피를 흘리듯 비가 내리는 귀가길

어린 아이의 기대가 허망함으로 내려안듯

텅빈 얼굴로

오늘은 선물은 없구나

오늘은 물폭탄만 맞았구나

내 바지단만 흠뻑 젖었구나


정류장에서 나는

무겁게 떨어지는 것을

가볍게 받아들이기 위해 

초록 실잠자리가 힘이 넘치는 날개 짓으로

작은 몸으로 가벼운 비 사이 사이를

흥겹게 뚫고 날아다니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오늘은 그런 건 없네

최대한 흉내냈는데


바지단이 무겁다

내일도 비는 내리고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