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두눈에 고이려 하는 눈물을 애써 감춘다.
남자이기 때문에.
울지 못했다 아니 울 수 없었다.
사고를 친 뒤 부모님한테 혼날 때, 친한 친구를 잃었을 때, 공부가 하기 싫을 때, 그녀에게 이별통보를 받았을 때, 군에 입대 할 때, 부모님을 보내드릴 때, 평생의 연인을 보내줄 때의 나는
자존심이 있기에, 아들이기에, 가장이기에, 남자이기에 그 슬픔을 한방울도 떨어뜨리지 못했다.
우리가족을 든든하고 묵묵하게 책임져 주시던 아버지의 눈에서 흘러 내리는 가랑비 한방울에 내 가슴은 쓸려져 내려갔다.
빙하같던 그의 심장과 태양같던 그의 열정, 아이러니 하게도 태양이 지고 달이 뜨자 빙하는 녹아내려 비가 되었다. 순간, 나도 언젠가 그의 길을 밟을까봐 못난 두려움이 들었다.
가방속의 메비우스 한갑과 라이터를 들키고 아버지한테 맞은날, 엉덩이가 쓰렸지만 울고 싶지는 않았다.
영원할줄만 알았던 우정이 붕괴 되었을때, 눈물이 나의 가슴을 삼키고 있었지만 내뱉을 수는 없었다, 그 녀석에게 아픔을 보이기 싫기에.
자는시간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을때, 원하는 대학에 낙방 했을때, 울고 싶었지만 든든한 아들이길 원했기에 울지 않았다.
그녀가 나에게 이별을 고했을때는, 그녀가 몹시 미웠기에, 내 자존심을 주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뜨기를 수백억번 하다보니, 어느새 내 어깨위에는 마누라와 딸, 그리고 아들이라는 짐같은 훈장이 올려져 있었다.
나도 그가 그랬듯이 달력의 색깔, 태양과 달도 모른채 계속 달렸다.
어느샌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 계시는 윗집에서는 물이 새고 있었다.
내가 그 충격적인 것을 목도한 때도 그 즈음이었다. 누수는 잊을만 하면 다시 반복됐다, 그 후로 몇년이 지났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우리 아버지는 몸을 구속하는 모든것을 내던지고 자유로이 날아갔다.
어느 순간부터, 태양과 달이 겹치기 시작했다.
두려웠다 다른 생각따윈 나지 않았다, 달이 뜬 뒤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기 싫었다.
그순간, 꽤 괜찮은 생각이 든 듯했다.
그의 목이 옥죄어온다, 그 동안의 삶의 무게보다 수십배는 무거울 듯하다.
고통의 끝은 자유다.
삶의 모든 순간이 스친 그는 미소와 후련함 한방울을 남기고 간다.
그는 이제 울지 않아도 된다.
아니, 울 수 없다.
이제 울수 있는 것은 그를 기억하는 것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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