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타락한 늙은 왕이 되어도 좋으니

선선한 여름 밤 어둠 속에서

환한 빛줄기를

눈 감은 내 얼굴에

천천히 적셔주기를


멀리 소리 없는 광원에서

기적의 기억을 짐작하고

딱딱한 황금 의자에 앉아

턱수염을 기르는 나날 속에서


끝내 무릎을 꿇고

의자 바닥에 머리를 파묻는

늙은 왕이 되어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