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 목에서 마주친

박쥐처럼 귀가 뾰족한 사내가

너도 나처럼

오대오 가르마를 하라고

물기 없는 큰 두 눈알을 부라리며

겁박을 막 한다


그런 밤에

나는 두 눈 알이라도 가져가 달라고

한번만 봐주시라고

그 사내를 향하여 무릎을 꿇고 싹싹빌었다


잠깐의 정적 이후

나는 질끈 감은 눈을 떴다

아스팔트 바닥이 보였다

오렌지 빛 가로등 그림자와

을씨년스런 나무 같은 전봇대 그림자가

웅크린채 오므린 내 그림자의

양 허리를 엑스자로 뚫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