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바닥에 눕는다
나는 그 옆에 가만히 앉는다
우린 말 없이 똑같이 말이 없다

테이블 위 토스터가
오늘은 식빵 말고 구름을 구웠다
눌러도 눌러도
자꾸 푸른 빛이 튀어나온다

창문 너머 고양이는
자신의 그림자를 밀고 다닌다
가끔 미끄러진다
그래서 나는 웃는다
소리 없이, 나만 아는 방식으로

찻잔 속에는 라디오가 녹아 있다
지금 흐르는 노래는
‘잎사귀의 졸음, 1악장’

시간은 걱정을 안고
이불처럼 개켜진 채 구석에 있다
나는 그 곁에서
딸기잼을 발라 하루를 읽는다

누구도 묻지 않고
나도 대답하지 않는다
이 고요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어서
참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