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라운지>
욕실엔 미지근한 물
수면 위엔 네일 라커 향
워크맨 대신 스피커를 퐁당 담그자.
귓가에 둥실 떠오른 아사와 야스코,
가벼운 목소리로
"타일벽을 오를까요?
반쯤 비운 오렌지 리큐르
창가의 글라스는 얇고,
초롱 방울을 터뜨리면서
물에 젖은 푸른 비누가
욕조 옆 선반에 축 드러누웠다
"내일은 욕조 대신 수영장?"
다시 아사와 야스코,
누구에게 한 말인지 모르지만
벽을 타고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도쿄는 낮에도 불빛이 있다
샤넬 립스틱, 도쿄타워,
회전하는 레코드 가게 진열대
그리고 내가 누워 있는 욕실
새상은 비누거품의 라운지
바다보다 깊은 욕조에 잠겨 있다
<누군가의 뉴시티팝>
텅 비어있는 실내 수영장
벤치 위엔 오렌지빛 그늘
브랜디 한 모금 핥짝
글라스는 반쯤 비어지고,
빛은 잔 위에서 부서지고
냄새는 오후의 여백으로 흘러간다
낮게 깔리는 베이스 비트
꿈에서 남은 잔향처럼
"모래시계는 왜 거꾸로 떨어질까?"
어디선가 말이 흘러나오고
화면은 가볍게 깜빡
파라솔은 약간 기울었고
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빛만을 반사하는 정오.
소니 워크맨 속 먼지 냄새
여름의 잔재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킨다.
누군가의 뉴시티팝
가볍고 무겁고
선명하며 희미하다
브랜디는 식어가고
입가엔 말이 맴돌고 있다.
"언제쯤 빠져야 해"
시간은 녹아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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